존 갈리아노의 뜻밖의 행보
지난 17일, 패션계를 뒤흔들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년 전, 메종 마르지엘라를 떠난 존 갈리아노가 자라와 손잡고 2년간 시즈널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것. 보도자료에 따르면, 갈리아노는 자라의 아카이브를 ‘re-author’, 즉 새롭게 써 내려갈 예정이며, 첫 컬렉션은 오는 9월 공개됩니다.

패션계가 이토록 놀란 이유는 분명합니다. 갈리아노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졸업 컬렉션으로 주목받은 이후, 지방시와 디올의 수장을 거치며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죠. 특히 디올 시절, 패션사에 남을 쇼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대를 정의한 인물로 평가 받습니다.

이후 논란 속에서 디올을 떠난 그는 2014년부터 약 10년간 메종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습니다. 2024년 봄 아티저널 컬렉션을 끝으로 하우스를 떠난 뒤, 그의 다음 행보는 더욱 큰 관심을 받아왔죠.

패스트 패션과 하이패션 디자이너, 이미 시작된 흐름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 유명 디자이너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이 흐름은 2004년 H&M X 칼 라거펠트 협업을 기점으로 본격화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단발성 협업을 넘어, 디자이너를 브랜드 내부로 영입해 디자인 방향을 맡기는 흐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니클로 X 클레어 웨이트 켈러
유니클로와 C 라인을 선보여온 클레어 웨이트 켈러는 2024년 9월, 공식적으로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되었습니다. 켈러는 지방시와 끌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니클로에 새로운 방향성을 더하고 있죠.

이 밖에도 유니클로는 르메르와 Uniqlo U, 조나단 앤더슨과 JW ANDERSON 라인을 전개하며 디자이너 중심 구조를 확장해왔습니다.

GU X 프란체스코 리소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GU 역시 지난 1월, 프란체스코 리소를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표했습니다. 리소는 프라다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16년부터 마르니를 이끈 디자이너로, 하우스를 떠난 이후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무대를 옮긴 사례입니다. 그의 첫 컬렉션은 올가을 공개될 예정.

패스트 패션과 디자이너의 만남, 패션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패스트 패션과 손잡은 디자이너들로 인해 패션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는, ‘패션의 민주화’라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럭셔리 디자이너의 감각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면서, 패션의 접근성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동시에 패스트 패션이 오랫동안 지적받아온 노동 환경, 지속가능성, 디자이너 카피 문제 등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하이패션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인 선택인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는 가을에 펼쳐질 존 갈리아노의 자라와 프란체스코 리소의 GU는 어떤 모습일까요? 패션계의 지각 변동은 패스트 패션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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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ara, Chris Moore/Catwalking/Getty Images, @uniqlo, Victor VIRGILE/Gamma-Rapho via Getty Images, Noriko Hayashi/Bloomberg via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