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3세 이탈리아 패션의 황제,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레드 드레스만큼이나 강렬했던 그의 이름을 떠올리면, 함께 회자되는 패션계의 유명한 TMI 하나를 알고 계실까요? 발렌티노는 사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카메오 출연을 허락한 유일한 패션 디자이너였다는 사실을요.

당시 분위기는 이랬습니다. 영화 속 미란다 프리슬리 캐릭터가 안나 윈투어를 연상시킨다는 건, 거의 모두가 알고 있던 이야기. 그래서 디자이너들과 패션계 인사들은 일제히 뒤로 한발 물러섰습니다. 실명 출연 패스, 얼굴 노출도 패스. 괜히 찍혔다가 보그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다들 몸을 사렸죠.

그 와중에 혼자 ‘OK’를 외친 사람이 발렌티노 가라바니였습니다. 어쩌면 안나 윈투어 이전부터 패션계를 장악했던 이름이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을지도요.. 그래서 덕분에 발렌티노의 실명 카메오는 지금까지도 전설의 한 컷으로 남아 있습니다. 슬라이드를 넘겨, 영화 속 명대사 ‘I refuse to be sick. I’m wearing Valentino, for crying out loud.’도 다시 한번 곱씹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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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th Century Fox, Patrick McMullan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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